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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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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 90 안녕하세요? 예전에 저는 SNS를 사용하지 않았었습니다. 최근,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과 소통을 위해 이 블로그 내용을 SNS상에서 발신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직은 익숙하지 않아 원활한 쌍방 대화를 못 하지만 짧은 기간만에 아홉 분의 친구들이 새로 생겼습니다. 새삼 공간을 뛰어넘는 네트워크의 확장성과 음악 매니아들의 열정이라는 공통 분모의 힘을 실감하며 ‘SNS는 자기 과시의 수단이 아닐까?’ 라는 선입관이 잘못된 것임을 깨닫았습니다. 또한 다른 분들이 좋아하는 음악과 음악에 대한 그분들의 생각을 이해하고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으며 ‘잘만 이용한다면 그분들과 가상을 벗어나 현실 세계에서도 우정을 쌓을 수 있을 것 같다’ 라는 작은 희망마저 생기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귀중한 인연의 아홉 분들께 ..
Take 89 안녕하세요? 작년에 피었던 꽃들은 다들 어디로 갔을까요? 존재하는 것들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흔적이 남아있다가 그것도 얼마 가지 않아서 예외 없이 지워집니다. 멀리는 무적 황제의 승전비, 거대하고 높다란 신전, 탐욕으로 빛나는 명품으로부터 가까이는 우리가 사랑했던 사람들, 아끼던 물건들, 가슴 아픈 사연들, 즐거웠던 시간들, 심지어 우리들 자신조차도 모두 잠시 머물다 떠나갈 존재들입니다. 그날 이후엔 폐허에 나뒹구는 주춧돌들, 초라하게 헤진 폐품들, 생각의 자취들인 글과 책, 이미지의 잔영인 그림과 사진 등과 함께 아련한 기억과 허세 섞인 전설의 뒷이야기들이 한동안 남아 있겠지요. 오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뮤지션들이 남긴 아름다운 흔적들을 모아 보았습니다. The Pineapple Thief – N..
Take 88 안녕하세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많은 잘못된 일들은 잘못된 기대Expectation에서 기인합니다. 기대는 희망과는 달리 상대에게 뭔가를 바라는 부담감이 알게 모르게 포함되어 있습니다. 연인과 부부간, 가족간, 일터의 동료간, 친구와 선후배간, 심지어 SNS상 생면부지의 대화 상대들 사이에도 기대는 예기치 않게 팽팽한 긴장감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마음을 비워 원래의 기대를 지우려 노력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미 상대에 대한 실망감으로 씁쓸한 기분을 떨쳐 버리기가 힘든 경험을 하게 됩니다. 우리는 각자가 다른 신념과 태도로 세상을 살아가기에 나의 기대가 다른 이의 기대를 저버릴 수 있음을 알고 있지만 그 실천은 현실적으로 잘 되지 않습니다. 오늘은 기대의 수위를 조절하는 자동센서를 마음에 장착하고 ..
Take 87 안녕하세요? 우리의 살아가는 일들 중에는 ‘기다림’이 있습니다. 기다림의 종류는 여러가지가 있어 설레는, 초조한, 지루한, 무덤덤한, 비장한, 즐거운 기다림 등이 있습니다. 또한 기다림에는 사람, 편지, 전화, 택배물, 음식, 계절, 성공, 기차, 시험결과 등 너무나도 다양한 대상들이 있습니다. 40년도 넘는 어린 시절에 긁적거린 ‘역사驛舍에서’라는 치기어린 습작이 기억납니다. 그 글은 ‘늘상 스치는 역사에서 오늘은 내가 앉아 너를 기다린다’ 로 시작하여 ’나는 서성거리다 안내판을 더듬거리며, 문득, 너와 나, 긴 여정의 시발역과 종착역과 우리가 잠시, 잠시 정거해야 할 낯선 역들을 하나씩 어림잡는다. 너를 기다리며, 오늘, 낡은 역사에서’로 끝납니다. 오늘은 여러분들의 기다림을 상상하며 노래 몇 곡을 ..
Take 86 안녕하세요? 사용설명서에 따르면 메탈의 특장점은 1. 깊고 풍부한 사운드, 2. 뮤지션들의 뛰어난 연주 실력, 3. 그 끝을 예견할 수 없는 생명력과 진화, 4. 청자에게 카타르시스의 무한 리필Refill 등입니다. 반면 그 단점은 날카로운 칼날Edge (폭력성, 악마 숭배 등 사회적 이슈 요소들)을 지니고 있으니 사용자들은 분별력을 장착하고 주의해서 다뤄야 합니다. 여타 숙지 사항으로는 특정 메탈 밴드는 반드시 한 하위 장르뿐만이 아니라 여러 장르에 속할 수 있다는 점과 최근 메탈 뮤지션들은 긴 머리와 해드뱅잉의 고유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짧은 머리 스타일에 심지어 검은 정장 양복까지 입고 연주하는 변화된 펙트입니다. 오늘은 여전히 록의 삼분의 일을 차지하며 존재감을 뽐내는 메탈 스피릿Spirit의 둔탁..
Take 85 안녕하세요? 처음 들으면 블루스 곡들은 다 똑 같은 것 같고 힙합 음악들도 모두 거기서 거기같이 들립니다. 메탈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차츰 익숙해지고 자세히 들으면 엄청난 차이가 나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메탈은 우선 사운드로 구분이 되는데 주로 무거움/속도가 두 축이 되어 큰 사분면을 만듭니다. 그 위에 기타 주법(Down Stroke, Palm Muting, Shredding, Tapping 등), 보컬 스타일 (Howling, Growling, Screaming 등), 악기(7현 기타, 5현 베이스 기타, 더블 베이스 드럼 등)에 따른 차이가 더해집니다. 이외에도 밴드의 출신 국가/지역(플로리다, 북유럽 등), 가사의 주제/내용(사회 비판, 반종교 등), 다른 장르와의 퓨전(싸이키델릭 록, 랩,..
Take 84 안녕하세요? 앞으로 3회 정도에 걸쳐 메탈에 관련된 이야기를 더 할 예정입니다. 메탈의 하위장르중에는 ~Core로 끝나는 것들이 있습니다. 주로 익스트림 메탈Exterme Metal을 기반으로 여러 요소들이 융합된 형태로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공식에 공식이 더해져서 복잡하게 축적된 또 다른 공식이 되는데 그 뒤에 숨겨진 이치를 깨닫게 되면 굳이 그 공식을 달달 외울 필요가 없습니다. 각설하고 오늘은 여러분들을 극단의 메탈 세계로 모시겠습니다. 1)Thrashcore(1980년대 초반~): Metal+Hardcore Punk+Tempo(Fast) 2)Crossover Trash(1980년대 중반~): Trash Metal+Hardcore Punk 3)Grindcore(19..
Take 83 안녕하세요? 최근 저는 십 수년만에 짧은 일정으로 고국을 다녀왔습니다. 낯설만큼 변한 도심과 그 속의 사람들의 모습에 지나간 세월의 간극이 엄청나게 크게 와 닿았습니다. 과거의 인연과의 기쁜 재회와 더불어 새로운 인연과의 소중한 만남의 시간을 보낸 뒤 지금은 다시 이 곳 뉴질랜드로 돌아와 생업을 위해 단조로운 일상을 재개하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새삼 확인한 것은 새로운 시대의 뒤 켠에 서있는 제 행색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악과 글에 대한 변치 않을 저의 내면적인 신념입니다. 오늘은 반가웠던 얼굴들을 떠올린 채 현재와 과거를 번갈아 클릭하며 한 곡, 한 곡 마주하겠습니다. Black Rebel Motorcycle Club – Love Burns Mogwai – Here We, Here We, H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