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ke 89
안녕하세요? 작년에 피었던 꽃들은 다들 어디로 갔을까요? 존재하는 것들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흔적이 남아있다가 그것도 얼마 가지 않아서 예외 없이 지워집니다. 멀리는 무적 황제의 승전비, 거대하고 높다란 신전, 탐욕으로 빛나는 명품으로부터 가까이는 우리가 사랑했던 사람들, 아끼던 물건들, 가슴 아픈 사연들, 즐거웠던 시간들, 심지어 우리들 자신조차도 모두 잠시 머물다 떠나갈 존재들입니다. 그날 이후엔 폐허에 나뒹구는 주춧돌들, 초라하게 헤진 폐품들, 생각의 자취들인 글과 책, 이미지의 잔영인 그림과 사진 등과 함께 아련한 기억과 허세 섞인 전설의 뒷이야기들이 한동안 남아 있겠지요. 오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뮤지션들이 남긴 아름다운 흔적들을 모아 보았습니다. The Pineapple Thief – N..
Take 87
안녕하세요? 우리의 살아가는 일들 중에는 ‘기다림’이 있습니다. 기다림의 종류는 여러가지가 있어 설레는, 초조한, 지루한, 무덤덤한, 비장한, 즐거운 기다림 등이 있습니다. 또한 기다림에는 사람, 편지, 전화, 택배물, 음식, 계절, 성공, 기차, 시험결과 등 너무나도 다양한 대상들이 있습니다. 40년도 넘는 어린 시절에 긁적거린 ‘역사驛舍에서’라는 치기어린 습작이 기억납니다. 그 글은 ‘늘상 스치는 역사에서 오늘은 내가 앉아 너를 기다린다’ 로 시작하여 ’나는 서성거리다 안내판을 더듬거리며, 문득, 너와 나, 긴 여정의 시발역과 종착역과 우리가 잠시, 잠시 정거해야 할 낯선 역들을 하나씩 어림잡는다. 너를 기다리며, 오늘, 낡은 역사에서’로 끝납니다. 오늘은 여러분들의 기다림을 상상하며 노래 몇 곡을 ..
Take 85
안녕하세요? 처음 들으면 블루스 곡들은 다 똑 같은 것 같고 힙합 음악들도 모두 거기서 거기같이 들립니다. 메탈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차츰 익숙해지고 자세히 들으면 엄청난 차이가 나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메탈은 우선 사운드로 구분이 되는데 주로 무거움/속도가 두 축이 되어 큰 사분면을 만듭니다. 그 위에 기타 주법(Down Stroke, Palm Muting, Shredding, Tapping 등), 보컬 스타일 (Howling, Growling, Screaming 등), 악기(7현 기타, 5현 베이스 기타, 더블 베이스 드럼 등)에 따른 차이가 더해집니다. 이외에도 밴드의 출신 국가/지역(플로리다, 북유럽 등), 가사의 주제/내용(사회 비판, 반종교 등), 다른 장르와의 퓨전(싸이키델릭 록, 랩,..